[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 수도권·대도시로의 인구 유출 등으로 ‘지방소멸’이 국가·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신입생 모집난으로 지방대·전문대 위기가 심각 단계다. 앞으로 30년 후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지 예측하기 힘들다. 지방소멸, 지방대·전문대 고사 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니다.
올해 교육계 화두는 ‘지역 주도 대학 혁신’이다.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인 ‘지방대학 시대’를 실현하기 위해 교육부에서도 ‘지학(地學)·관학(官學) 협력’을 골자로 한 정부 재정지원사업을 대폭 확대했다. 이에 본지는 교육부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HiVE) 사업’ 등 지자체·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우수 대학 사례를 소개하며 정부를 비롯한 교육계가 주목할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대구 안경산업은 전국 안경산업 사업체 1010개 중 72%(727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78%(567개)는 대구 북구에 소재하고 있다. 대구 북구가 안경 산업 상당 부분을 주도하는 셈이다.
1970년대 대구 북구에 다양한 안경·안경프레임 전문 제조업체들이 문을 열었다. 이들 업체는 서로 협업해 안경 완제품을 생산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북구 지역에는 제조부터 금형, 연마, 조립, 포장 등 안경 생산 모든 단계를 아우르는 안경 산업 생태계가 형성됐다. 이런 이유로 대구 북구는 과거부터 안경 산업 메카로 자리 잡았다. 오는 2024년 준공을 앞둔 안광학 산업 특화단지 ‘금호워터폴리스’도 대구지역 안광학 산업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대구보건대학교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인재를 발굴하는 인재 양성 교육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 ‘HiVE 1유형’으로 안경산업 전문인력 배출 = 대구보건대는 대구광역시 북구청, 대구과학대, 영진전문대와 지난 2022년부터 오는 2024년까지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HiVE 1유형) 사업’을 추진해 안경 산업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안경특화 직업 교육프로그램으로 △안경디자인 전문과정 △안경마케팅 전문과정 △안경산업 전문과정 △스마트융합 전문과정 등을 운영한다. 다양한 지역특화 분야 연계 직업프로그램을 기반으로 대구보건대는 북구 지역에서 200여 명의 인원을 재교육해 지역 안경 산업의 인력 수급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올해 교육과정은 2022년도 안경특화 직업교육 프로그램 추진 성과와 수강생 만족도 조사를 토대로 한층 더 강화된 내용으로 구성했다. 안경디자인 전문과정에서는 2D 안경테 설계과정을 기초와 심화로 분리해 제공했다. 안경 마케팅 전문과정에서는 GTQ 그래픽기술 기초와 그래픽기술 응용 심화 강좌를 추가해 개인 맞춤형 실무중심 교육을 제공한다.
또한 안경 산업 전문과정은 안경사 협회와 협력해 안경사들의 참여도와 교육의 질을 높였다. 이 과정은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무 검안 위주 교육으로 구성됐다. 대구보건대는 학생들이 지역특화 분야 교육과정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실무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보완했다.
이외에도 산업체 참여도를 증진하기 위해 애로 기술 지도·자문, 시제품 제작, 산학 공동 기술 개발, 대구국제안경전(DIOPS) 북구 우수관 우선 배정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대구보건대는 안경사들의 전문적인 실무능력을 강화하고 청년들의 지역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 2023년 국내 유일 ‘AI융합안경디케팅전공’ 개설 = 대구보건대 안경광학과는 2023년 2학기에 AI융합안경디케팅 전공을 개설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AI융합안경디케팅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AI융합안경디케팅 전공에서는 안경디자인과 마케팅에 대해 배운다.
안경광학과는 신입생 70명 중 20명을 선발해 안경제조·유통업 분야에 필요한 맞춤형 인재로 양성할 계획이다. 특히 학과는 교육 고도화를 위해 ‘안경디케팅실습실’ ‘현장미러형 실습실’ ‘안경 마케팅 VMD(Visual Merchandising)실’ 구축으로 시각적 마케팅, 유통, 관리 등 원스톱(One Stop) 현장실습을 실현한다.
안경광학과는 지난해 재학생을 대상으로 현장 실무 교육인 ‘잡(Job) 페어’ ‘잡(Job) 캠프’ ‘잡(Job) 토크쇼’ 등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아울러 올해 학생들의 실무지식 향상과 학업 동기 부여를 위한 ‘마인드 캠프’ ‘DIOPS 영상콘텐츠 어워즈’ 등의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신입생들에게는 ‘사제지간 멘토링’을 운영해 학생과 지도 교수간 1대1 진로 설계 상담을 지원한다. 학생들은 교수와의 유대감 형성과 활발한 교류, 학과 소속감 고취 등 학과 생활에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또한 영진전문대와 협업 강의로 학점을 인정하고, 대학 간 교수를 파견해 교차 강의를 진행한다. 이 같은 학사제도 유연화로 대학은 창의적인 고숙련 전문 인력을 양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최신 안경·아이웨어·안경 관련 제품이 한자리에 출품되는 ‘일본 도쿄 안경 전시회(IOFT : International Optical Fair Tokyo)’에서 해외 안경 산업 흐름과 기술을 체험할 예정이다.
■ 지역 고등학생 대상 ‘진로연계 프로그램’ 진행 = 대구보건대 안경광학과에서는 지역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고등학교 진로연계 프로그램’을 활용해 AI융합안경디케팅 전공을 알리고 있다. 대구보건대는 하이브 사업 일환으로 지역 고등학생들에게 안경산업특강, 안경진로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학과는 안경 산업에 대한 이해를 돕고 직무를 체험할 수 있는 시력검사, 그래픽 안경테 스케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대중금속공업고등학교 등 지역 고등학교 학생 약 150명 이상을 대상으로 안경산업 특강과 실습장비를 활용한 안경직무 체험활동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대구보건대는 지역 고등학생이 안경 산업에 관심을 갖고 미래 맞춤형 인재로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
■ 대구 북구 주민 대상 ‘지역사회 공헌프로그램’ 운영 = 대구보건대는 지역사회 공헌프로그램 운영으로 지역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Hi-FiVE HiVE센터에서는 지역주민 600여 명에게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아울러 평생 직업교육 프로그램으로 자격증 취득, 취·창업 지원, 재직자 직무향상 교육 등 단기 직업 교육과정을 마련했다. 특히 북구청과 공동 개최한 평생학습 박람회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평생학습 저변확대 기회를 마련했다. 이와 함께 북구민 전용 학습관을 제공해 평생학습도시로서의 위상 제고에 기여했다.
여기에 더해 Hi-FiVE 로컬리지 양성사업으로 지역 정체성을 바탕으로 한 지역 활동가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50+세대 지역문화 해설사, 지역 뮤지컬 전문인력 양성, 로컬 크리에이터 양성, 지역 고등학생 대상 안경산업 진로특강·체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도 생애 주기별·계층별 맞춤형 사업으로 노후가 심한 경로당 시설 환경 개선에 나섰다. 또한 아동을 위한 놀이 체험 프로그램 운영, 간호·보건인력·일반인 심폐소생술 전문인력 양성과정을 개설해 맞춤형 복지 사업을 진행한다.
[인터뷰] 남성희 대구보건대 총장 “지역 내 인재양성, 지산학 교육혁신 선도모델로 창출”
2022년부터 수행하고 있는 대구보건대-대구광역시 북구 컨소시엄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사업(HiVE 1유형)’은 대구광역시 북구청과 지역 내 3개 전문대학(대구보건대, 대구과학대, 영진전문대)이 함께 컨소시엄을 이뤄 운영하는 전국 유일의 HiVE센터로 지역 안경산업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고 산업체 재직자의 역량을 강화해 대구 안경산업의 새로운 도약 기반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안경산업을 비롯한 바이오헬스산업, 반려동물산업, 스마트기술산업 분야의 지역민 대상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브랜드 및 디자인 기반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안경산업의 구조가 변해가는 과정에서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사업(HiVE 1유형)을 통해 대구보건대 안경광학과 내에 디자인과 마케팅을 집중적으로 교육하는 ‘AI융합안경디케팅전공’을 신설하고 안경산업에서 요구하는 미래맞춤인력을 양성하고자 합니다.
평생직업교육 기능 강화를 통해 지역 내 성인학습자 교육과 생애 전주기 직업교육을 더욱 활성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은 빠르게 변화하는 직업 시장에 적응하고 개인의 직업적 성장을 지원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 내 경로당 리모델링, 3개 대학 내 평생학습실 구축, 북구청소년회관 교육장 리모델링, 심폐소생술 교육, 다문화가정 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대학의 사회적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4개 기관이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사업(HiVE 1유형)으로 지자체와 컨소시엄 대학, 산업체 간 유기적인 협업과 연계를 통해 안경산업을 포함한 지역산업 활성화 및 상호 시너지 효과 제고를 위한 토대를 구축하고, 주관대학인 대구보건대는 각 기관과 대학과의 협력 활성화를 바탕으로 지역과 상생하는 교육혁신의 선도적 모델을 창출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